글쓰기 기초

'그래서 그 다음은?' 독자가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챕터 엔딩의 기술

상상력발전소 2025. 11. 24. 17:51

'그래서 그 다음은?' 독자가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챕터 엔딩의 기술

"열심히 쓴 소설을 친구에게 보여주었는데, 친구가 초반 10페이지 정도만 읽다가 책을 덮어버린 적이 있습니까?" 혹은 "내 글은 왜 이렇게 지루하게 느껴질까?"라는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면 이 글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초보 작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어가려는 강박 때문에 챕터의 끝을 너무 편안하게 마무리한다는 점입니다. 독자가 밤을 새워가며 글을 읽게 만드는 비결은 바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챕터 엔딩에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주 쉬운 예시와 비유를 통해 독자가 다음 장을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기술을 설명하겠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은?' 독자가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챕터 엔딩의 기술

드라마 엔딩 기법의 이해

1. 드라마가 끝나는 타이밍을 기억하십시오

우리가 텔레비전에서 재미있는 드라마를 볼 때를 떠올려 봅니다. 주인공이 위기에 처하거나, 범인의 얼굴이 공개되려는 결정적인 순간에 화면이 멈추고 예고편이 나옵니다. 이때 시청자는 "아, 여기서 끊으면 어떡해!"라고 소리치면서도 다음 회차를 기다리게 됩니다. 소설의 챕터 엔딩도 이와 똑같아야 합니다. 사건이 모두 해결되고 주인공이 잠자리에 들며 "편안한 하루였다"라고 끝나는 챕터는 독자에게 책을 덮고 자러 가라는 신호와 같습니다. 반대로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챕터를 끝내야 독자는 다음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페이지를 넘깁니다.

2. 독자의 뇌를 자극하는 미완성 효과

사람의 뇌는 완결된 정보보다 완성되지 않은 정보를 더 오래 기억하고 궁금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부릅니다. 어려운 용어 같지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화장실에 갔다가 뒤처리를 안 하고 나온 찜찜한 기분을 독자에게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챕터의 마지막 문장은 마침표를 찍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머릿속에 물음표를 던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0에서 100까지의 긴장감 수치가 있다면, 챕터의 끝은 긴장감이 0으로 떨어지는 순간이 아니라, 80이나 90으로 치솟는 순간이어야 합니다.

절벽 끝에서 멈추는 기술

1. 주인공을 물리적 위기에 빠뜨리십시오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주인공을 물리적인 위험에 빠뜨린 채 챕터를 끝내는 것입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클리프행어(Cliffhanger)'라고 합니다. 옛날 영화에서 주인공이 절벽 끝에 매달린 장면에서 회차가 끝났던 것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독자는 주인공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다쳤는지 무사한지 당장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거창한 위기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걷고 있던 다리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낸다거나, 어두운 골목길에서 낯선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순간에 챕터를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2. 실제 사례로 보는 위기 조성법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주인공이 숲속에서 보물을 찾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무사히 보물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라고 챕터를 끝내면 독자는 책을 덮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주인공이 보물 상자를 집어 드는 순간, 등 뒤에서 '철컥'하고 총 장전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문장으로 챕터가 끝나면 독자는 등 뒤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주인공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견딜 수 없게 됩니다. 아주 단순한 상황 변화만으로도 독자의 호기심을 강력하게 붙잡을 수 있습니다.

충격적인 비밀을 밝히는 기술

1. 대화를 통한 반전 활용하기

모든 챕터 엔딩이 주인공의 목숨을 위협할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정보가 칼보다 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믿었던 동료의 배신이나, 숨겨진 혈연관계, 범인의 정체 등 중요한 사실을 챕터의 맨 마지막 줄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앞부분에서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하다가, 마지막 한 문장에서 '펑'하고 터뜨리는 것입니다. 독자는 그 충격을 해소하기 위해 즉시 다음 챕터의 첫 문장을 읽어야만 합니다. 이는 감정적인 동요를 일으켜 몰입도를 높이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2. 실제 사례로 보는 정보 공개법

추리 소설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탐정이 사건 현장을 조사하다가 범인이 남긴 쪽지를 발견합니다. "쪽지에는 범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라고 묘사하고 끝내는 것은 밋밋합니다. 대신 구체적인 대사나 지문으로 끝내야 합니다. 탐정이 쪽지를 펼치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중얼거립니다. "말도 안 돼, 이건 내 아내의 필체잖아?" 이렇게 챕터를 끝내면 독자는 탐정만큼이나 큰 충격을 받습니다. 10년 지기 친구나 가족이 범인임을 암시하는 엔딩은 언제나 독자의 손을 페이지 모서리로 이끕니다.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기술

1. 하나의 문은 닫고 다른 문을 여십시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초반에 제기된 문제는 해결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챕터 엔딩에서는 하나의 문제가 해결됨과 동시에 더 크고 새로운 문제가 발생해야 합니다. 이를 '산 넘어 산'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가 "휴, 이제 다 끝났네"라고 안심하는 순간, "그런데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라는 식의 상황을 던져주는 것입니다. 해결된 사건은 과거가 되고, 새로 등장한 문제는 미래의 호기심이 되어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계속 끌고 갑니다.

2. 실제 사례로 보는 갈등의 연속성

주인공이 잃어버린 열쇠를 찾는 것이 목표인 챕터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온갖 고생 끝에 챕터 마지막에 드디어 열쇠를 찾았습니다. 여기서 끝나면 안 됩니다. "주인공은 기쁜 마음으로 열쇠를 자물쇠 구멍에 넣었다. 하지만 열쇠는 들어가지 않았다. 누군가 자물쇠를 바꿔치기한 것이다." 이렇게 끝내야 합니다. 열쇠를 찾았다는 작은 성취감(해결)을 주면서 동시에 자물쇠가 바뀌었다는 새로운 난관(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1개의 해결 뒤에 2개의 문제가 따라오는 구조입니다.

결론

독자가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것은 화려한 문장력이 아니라 '뒷내용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는 마음'입니다. 텔레비전 드라마가 결정적인 순간에 끊어버리는 기술, 주인공을 절벽 끝에 매달아 놓는 클리프행어, 충격적인 비밀을 마지막 줄에 배치하는 반전, 그리고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자마자 새로운 문제를 던지는 기법 등을 활용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소설 챕터가 "그래서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데?"라는 질문을 유발한다면, 독자는 밤을 새워서라도 여러분의 글을 끝까지 읽게 될 것입니다. 오늘 작성하는 챕터의 마지막 문장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독자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면, 그것은 실패한 엔딩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