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 글을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
"글을 다 썼는데, 여기서 뭘 더 해야 하죠?", "퇴고는 그냥 오타만 고치는 거 아닌가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해요." 글쓰기를 시작한 분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해보셨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완성'하면 모든 과정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진짜 중요한 단계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바로 '퇴고'라는 과정입니다. 퇴고는 단순히 오타를 잡는 맞춤법 검사가 아닙니다. 원석을 정성껏 깎고 다듬어 눈부신 보석으로 만드는 세공 과정과 같습니다. 이 글에서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퇴고의 모든 과정을 알기 쉬운 비유와 예시를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퇴고, 왜 필요할까요?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첫걸음
1. 첫 독자는 바로 '나' 자신입니다
글을 완성한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첫 독자가 되어보는 것입니다. 마치 요리사가 손님에게 내기 전 음식을 맛보는 것과 같습니다. 간이 맞는지, 너무 짜거나 싱겁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과정이죠. 내 글이 독자에게 어떻게 읽힐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처음 쓴 글은 생각의 흐름대로 적혀 있어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어제 친구와 영화를 봤다'는 문장보다 '나는 어제 친구와 함께 최신 개봉작인 SF 영화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가 훨씬 구체적이고 생생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2. 오해를 줄이고 명확성을 높입니다
애매하고 불분명한 표현은 독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정보를 전달하는 글이라면 명확성은 생명과도 같습니다. 직장에서 주고받는 업무 메일을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이 보고서 빨리 처리해주세요"라는 요청은 사람마다 '빨리'의 기준이 달라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를 오늘 오후 3시까지 검토 후, 수정 사항을 표시해서 회신해주세요"라고 쓰면 누구에게나 명확하게 전달됩니다. 퇴고는 이처럼 내 글의 의도가 왜곡 없이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되도록 만드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3. 글의 매력을 더하는 과정입니다
퇴고는 단순히 오류를 수정하는 방어적인 행위를 넘어, 글의 가치를 높이는 창의적인 과정입니다. 어수선한 방을 단순히 치우는 것을 넘어, 예쁜 소품과 조명으로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인테리어와 같습니다. 밋밋한 표현을 생생한 묘사로 바꾸고, 지루한 문장 구조에 변화를 주어 글에 리듬감을 더할 수 있습니다. 잘 다듬어진 글은 독자가 더 쉽게 몰입하게 만들고, 글쓴이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깊이 공감하게 만드는 힘을 가집니다. 퇴고를 통해 당신의 글은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단계별 퇴고 방법
1. 일단 잠시 묵혀두세요
글을 다 쓴 직후에는 내용에 너무 몰입해 있어서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 어렵습니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다가 잠시 뒤로 물러나 전체적인 구도를 살피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최소 몇 시간, 가능하다면 하루 정도 글을 멀리하고 다른 활동을 해보세요. 완전히 잊고 있다가 다시 보면, 글을 쓸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어색한 문장이나 논리적인 허점이 훨씬 잘 보입니다. 이렇게 잠시 거리를 두는 것만으로도 퇴고의 효율을 몇 배나 높일 수 있습니다.
2.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눈으로만 읽을 때와 소리 내어 읽을 때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입으로 직접 읽어보면 눈으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어색한 문장이나 부자연스러운 단어의 연결이 귀에 걸립니다. 글의 전체적인 흐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지, 호흡이 너무 길거나 짧지는 않은지 점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그의 성공의 원인은 그의 노력의 결과였다'처럼 비슷한 단어가 반복되어 어색하게 들리는 문장을 '그는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와 같이 자연스럽게 다듬을 수 있습니다.
3. 큰 그림부터 작은 부분으로
퇴고를 할 때 많은 초보자들이 처음부터 맞춤법이나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는 실수를 합니다. 이는 마치 집을 지을 때 기초 공사는 건너뛰고 벽지 무늬부터 고르는 것과 같습니다. 가장 먼저 글 전체의 구조와 흐름이 논리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다음 문단과 문단의 연결이 자연스러운지 살피고, 각 문장이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는지 점검합니다. 마지막으로 단어 선택, 맞춤법, 띄어쓰기 등 세부적인 부분을 다듬는 순서로 진행해야 효율적입니다.
4.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용기
아무리 스스로 꼼꼼하게 확인해도 내가 쓴 글의 문제점을 완벽하게 찾아내기란 어렵습니다. 이때 다른 사람의 시선은 아주 훌륭한 거울이 되어줍니다. 내게는 너무나 당연했던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고, 나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해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자기소개서를 친구에게 보여주었을 때 친구가 "이 부분은 너무 자랑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겠는데?" 와 같은 조언을 해주는 실제 사례처럼 말입니다.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말고 기꺼이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퇴고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1. 불필요한 단어와 문장은 과감히 삭제하기
좋은 글은 필요한 말만 담백하게 담아낸 글입니다. 없어도 의미 전달에 전혀 문제가 없는 수식어나 반복되는 표현은 과감하게 지워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것이 정말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문장을 보세요. '개인적으로', '정말', '아주', '생각합니다' 등 불필요한 표현이 많습니다. 이 문장은 '좋은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충분합니다. 문장을 짧고 간결하게 다듬을수록 글은 힘을 얻고, 독자에게 핵심 메시지를 더욱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2. 문장의 길이가 적절한가요?
모든 문장이 짧게 이어지면 글이 뚝뚝 끊기는 느낌을 주고, 반대로 너무 긴 문장만 계속되면 독자가 호흡하기 어렵고 지루해집니다. 좋은 글은 마치 음악처럼 리듬감이 있습니다. 짧고 긴장감 있는 문장과 길고 서술적인 문장을 적절히 섞어 사용해 보세요.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고 싶을 때는 짧은 문장으로 힘을 주고, 배경을 설명하거나 부연할 때는 조금 더 긴 문장을 사용하는 식으로 변화를 주면 글 전체가 훨씬 생동감 있고 읽기 편안해집니다.
3. 맞춤법과 띄어쓰기, 마지막 관문
글의 내용과 구조를 모두 다듬었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가다듬을 차례입니다. 바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문장 부호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내용이 훌륭한 글이라도 기본적인 맞춤법 오류가 많으면 글 전체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맞춤법 검사기가 잘 되어 있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계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잡아낼 수는 없으므로, 검사기를 활용한 후 반드시 자신의 눈으로 한 번 더 꼼꼼하게 최종 확인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퇴고는 단순히 글을 수정하는 귀찮은 작업이 아니라, 내 생각과 메시지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창의적이고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장인의 마음으로 한 단계씩 따라가다 보면 분명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글을 다 썼다고 끝내지 마십시오. 잠시 묵혀두고, 소리 내어 읽어보고, 큰 그림부터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다듬는 과정을 거쳐보세요. 여러분의 글은 독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되는 반짝이는 보석이 될 것입니다. 지금 바로 여러분이 써둔 글을 꺼내어, 보석으로 만드는 첫걸음을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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