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과 다음 단계
‘드디어 끝났다!’ 밤을 새워 마지막 문장을 쓰고 마침표를 찍은 당신, 지금 어떤 기분인가요? 아마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뿌듯함과 동시에 ‘이걸 이제 어떡하지?’, ‘사람들이 좋아할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공존할 것입니다. 글쓰기를 시작한 모든 초보자가 겪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첫 작품의 완성은 마라톤 완주와 같습니다. 1등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엄청난 성공입니다. 이 글에서는 첫 작품을 완성한 당신이 느끼는 성취감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앞으로 나아갈 다음 단계를 아주 쉽고 현실적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마침내 찍은 첫 마침표, 그 특별한 의미
첫 작품은 마치 처음으로 직접 조립해 본 가구와 같습니다. 조금 삐걱거리고 서툴러 보일지라도, 설계도를 보고 나사 하나하나를 직접 조여 완성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글쓰기에서의 첫 완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경험은 앞으로의 글쓰기 여정에 튼튼한 기둥이 되어줄 것입니다.
1. '완성'이라는 경험의 가치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엮어냈다는 것은 대단한 경험입니다. 이는 단순히 글 한 편을 끝냈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나는 시작한 것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강력한 자기 확신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 길고 복잡한 글에 도전할 때, 이 첫 성공의 기억은 당신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소중한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2. 나만의 세계를 창조한 창조주가 되다
당신은 세상에 없던 인물과 사건, 그리고 공간을 만들어낸 창조주입니다. 비록 노트북 화면 속 작은 세상일지라도, 그 안의 모든 것은 당신의 손끝에서 탄생했습니다. 등장인물에게 이름을 주고, 그들이 겪는 갈등을 설계하고, 마침내 결말을 선물하는 모든 과정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창작의 기쁨입니다. 이 경험은 당신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선물합니다.
3. 불확실성을 이겨낸 자신감 획득
글을 쓰는 동안 ‘이렇게 쓰는 게 맞나?’,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수많은 의심과 싸웠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은, 그 모든 불확실성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냈다는 증거입니다. 마치 안개 속을 더듬거리며 걷다가 마침내 맑은 목적지에 도달한 것과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자신감은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을 써나갈 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다음 단계를 위한 현실적인 조언
벅찬 감동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현실적인 다음 단계를 고민할 차례입니다. 갓 태어난 작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갓 지은 밥에 뜸을 들이듯, 당신의 글에도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1. 숙성의 시간을 갖기: 와인처럼 묵혀두기
글을 완성한 직후에는 작품에 대한 애정과 몰입도가 너무 높아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당장 고치려고 하면 오히려 글이 망가질 수 있습니다. 최소 3일에서 길게는 2주 정도 작품을 일부러 멀리하고 완전히 잊어보세요. 잘 익은 김치가 더 깊은 맛을 내듯, 당신의 글도 숙성의 시간을 거치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할 지점들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2. 객관적인 눈으로 다시 읽기: 작가에서 독자로
숙성의 시간이 지났다면, 이제 작가가 아닌 첫 독자의 마음으로 글을 읽어보세요. 소리 내어 읽으면 어색한 문장이나 부자연스러운 대화가 더 잘 들립니다. ‘주인공의 감정 변화가 너무 갑작스럽지 않은가?’, ‘이 설명은 없어도 독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가의 시선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3. 피드백 구하기: 용감한 한 걸음
혼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찾기 위해 피드백은 필수적입니다. 다만, 비판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가족이나 친구보다는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지인이나 온라인 글쓰기 모임에 조심스럽게 글을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제 글 어때요?’라는 막연한 질문 대신, ‘혹시 이야기가 늘어지는 부분은 없었나요?’ 혹은 ‘주인공의 선택이 이해가 되셨나요?’ 처럼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훨씬 유용한 답변을 얻는 방법입니다.
4. 다음 작품 구상하기: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라
첫 작품을 수정하고 다듬는 과정에만 너무 오래 매달리면 지치기 쉽습니다. 퇴고(글을 다듬는 과정)를 진행하는 동시에,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써볼지 가볍게 구상해보세요. 거창한 계획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매력적인 캐릭터의 이름 하나, 흥미로운 사건의 첫 문장이라도 떠올려보는 것입니다. 이는 글쓰기에 대한 흥미와 열정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첫 작품에 대한 흔한 오해와 함정
첫 작품을 완성한 창작자들은 몇 가지 공통적인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오해를 미리 알고 있다면, 불필요한 좌절감을 피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1. 첫 작품이 걸작이어야 한다는 착각
세계적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처음부터 완벽한 작품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위대한 작가들의 첫 작품은 그들의 문학 세계를 열어준 ‘습작’에 가깝습니다. 당신의 첫 작품은 앞으로 써 내려갈 수많은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걸작이 아니라 완성을 해냈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세요. 첫 작품은 당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소중한 증거이지, 당신의 재능을 평가하는 최종 시험지가 아닙니다.
2. 과도한 수정에 빠지는 '완벽주의의 덫'
물론 글을 다듬는 과정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고칠수록 더 좋은 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끝없이 수정만 반복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는 ‘완벽주의의 덫’으로, 결국 아무것도 완성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스스로 ‘이번 달까지만 수정하고 마무리한다’ 와 같이 명확한 마감일을 정하세요. 80점짜리 완성작이 100점짜리 미완성 초고보다 훨씬 더 가치 있습니다.
3. 부정적인 피드백에 좌절하지 않기
용기를 내어 구한 피드백이 항상 긍정적일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가슴 아픈 지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피드백을 ‘나에 대한 공격’이 아닌 ‘글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데이터’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전개가 지루하다’는 의견이 있다면, ‘내 글은 재미없어’라고 좌절하기보다 ‘어떤 부분에서 긴장감을 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결론
첫 작품을 완성한 것은 당신의 글쓰기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그 성취감을 마음껏 누리십시오. 그리고 기억해야 합니다. 이것은 끝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첫 작품을 통해 얻은 ‘해냈다’는 자신감과 경험은 그 어떤 글쓰기 기술보다 강력한 무기입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오늘 배운 다음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세요. 당신의 다음 이야기는 첫 이야기보다 분명 더 단단하고 빛날 것입니다. 당신의 손끝에서 펼쳐질 놀라운 세계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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