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와 말해주기, 초보 작가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글을 쓰기 시작한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겁니다. "내 글은 왜 이렇게 밋밋하고 재미가 없을까?", "등장인물의 감정이 독자에게 전혀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분명히 멋진 장면을 상상하며 썼는데, 왜 글에서는 그 느낌이 살지 않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해답은 바로 '보여주기(Showing)'와 '말해주기(Telling)'의 차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이 글은 초보 작가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인 '말해주기'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독자를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보여주기'의 마법을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아주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말해주기(Telling), 독자를 지루하게 만드는 지름길
1. 말해주기란 무엇일까요?
말해주기(Telling)는 작가가 장면에 대한 정보나 인물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요약해서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뉴스 기사의 헤드라인처럼, 결론부터 던져주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그는 슬펐다." 또는 "방은 매우 지저분했다."라고 쓰는 것이죠. 이것은 사실을 전달할 뿐, 독자가 그 감정이나 상황을 직접 경험하고 상상할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독자는 그저 작가가 내려준 결론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2. 왜 말해주기는 매력이 없을까요?
독자는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말해주기는 독자로부터 상상하고 추리하는 즐거움을 빼앗아 갑니다. 작가가 "그녀는 똑똑했다."라고 말해버리면, 독자는 '아,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뿐입니다. 마치 친구가 "어제 본 영화 정말 웃겼어."라고 말만 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직접 영화를 보고 웃는 경험을 할 수 없듯이, 말해주기로 가득 찬 글은 독자에게 어떠한 감정적인 체험도 선사하지 못하고 금방 잊히게 됩니다.
3. 초보 작가가 말해주기에 빠지는 이유
많은 초보 작가들이 말해주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쉽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있는 줄거리를 신속하게 정리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에 감정이나 상태를 한마디로 정의해 버리는 것이죠. "그는 화가 났다.", "그녀는 기뻤다."처럼 말입니다. 이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소통하는 방식과도 비슷해서, 자신도 모르게 글에 그대로 사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독자를 사로잡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이러한 습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보여주기(Showing), 독자를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마법
1. 보여주기란 무엇일까요?
보여주기(Showing)는 작가가 직접 설명하는 대신, 인물의 행동, 대사, 표정, 주변 묘사 등을 통해 독자가 상황이나 감정을 스스로 느끼고 추측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작가는 카메라 감독이 되어 장면을 생생하게 찍어 보여주고, 독자는 관객이 되어 그 장면을 해석하는 것입니다. "그는 슬펐다."라고 말하는 대신 "그는 창밖을 보며 아무 말 없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라고 쓰는 것이 바로 보여주기입니다. 독자는 그의 행동을 보고 '아, 정말 슬픈가 보구나.'라고 느끼게 됩니다.
2. 보여주기를 위한 구체적인 기술
보여주기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몇 가지에 집중하면 훨씬 쉬워집니다. 첫째, 인물의 구체적인 행동에 집중하세요. 화가 났다면 주먹을 꽉 쥐거나, 입술을 깨무는 행동을 묘사할 수 있습니다. 둘째, 오감을 활용하세요.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을 묘사하면 장면이 훨씬 입체적으로 변합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책 냄새가 나는 서재', '빗방울이 유리창을 때리는 소리'처럼 말입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마치 그 장소에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게 됩니다.
3. 실제 사례로 비교하는 말해주기와 보여주기
두 방식의 차이를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 실제 사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 말해주기(Telling): 김대리는 발표를 망쳐서 매우 당황하고 불안했다.
- 보여주기(Showing): 김대리는 다음 슬라이드로 넘어가는 버튼을 찾지 못해 마우스를 쥔 손을 허공에서 헤맸다. 마른 입술을 침으로 축였지만, 목소리는 предательски 갈라져 나왔다.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첫 번째 문장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지만, 두 번째 문장은 김대리의 행동과 신체 반응을 통해 그의 당혹감과 불안함을 독자가 직접 보고 느끼게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보여주기의 힘입니다.
보여주기와 말해주기, 어떻게 균형을 맞출까요?
1. 모든 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보여주기가 중요하다고 해서 모든 문장을 보여주기로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사소한 모든 것을 보여주기로 쓴다면 글의 전개는 매우 느려지고 독자는 쉽게 지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 가는 과정을 하나하나 전부 보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위해 "세 시간이 흘렀다." 또는 "그는 다음 날 아침 일찍 회사로 향했다."와 같이 말해주기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2. 언제 보여주고, 언제 말해야 할까요?
보여주기와 말해주기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언제 어떤 방식을 사용해야 할까요? 간단한 원칙이 있습니다. 독자의 감정 이입이 꼭 필요한 중요한 장면, 인물의 성격이 드러나는 결정적인 순간, 이야기의 절정 부분은 '보여주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반면, 시간의 경과를 알리거나, 중요하지 않은 배경 정보를 전달하거나, 장면과 장면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이 필요할 때는 '말해주기'를 간결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말해주기'는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보여주기'는 독자에게 경험을 선물합니다. 훌륭한 작가는 이 두 가지 도구를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렵겠지만, 자신의 글을 끊임없이 되돌아보며 "이 문장은 말해주기인가, 보여주기인가?"를 자문하는 습관을 들여보십시오. 단순히 "그는 슬펐다"라고 쓰는 대신, 그의 떨리는 어깨와 붉어진 눈시울을 묘사하려 노력해 보세요. 이러한 작은 변화가 당신의 글을 독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생생한 이야기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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