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체크리스트, 초고를 완성한 후 반드시 점검해야 할 20가지
블로그에 글을 발행하기 버튼을 누르기 직전, "과연 이 글이 완벽할까?"라는 의문이 든 적이 있으십니까? 혹은 열심히 쓴 글을 며칠 뒤에 다시 읽어보고 얼굴이 화끈거렸던 경험은 없으신가요? 글쓰기 초보자라면 누구나 겪는 고민입니다. 초고를 쓰는 것이 재료를 사서 다듬는 과정이라면, 퇴고는 그 재료로 맛있는 요리를 완성해 그릇에 예쁘게 담는 과정입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다듬어지지 않은 글은 독자에게 외면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막상 퇴고를 하려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은 글쓰기 입문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퇴고의 핵심 기준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이 체크리스트를 통해 여러분의 글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 보시길 바랍니다.

글의 전체적인 숲을 보는 점검
1. 주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로 유지되는가
글을 쓰다 보면 의욕이 앞서 이것저것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맛있는 김치찌개 끓이는 법'으로 시작했다가 갑자기 '김치의 역사'나 '배추의 효능'으로 이야기가 새는 경우입니다. 독자는 김치찌개 레시피를 보러 왔지, 배추의 역사를 공부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글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아야 합니다. 글을 다 쓴 후에는 내가 처음에 말하고자 했던 핵심 주제가 곁가지 내용들에 묻히지 않았는지 냉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가지를 쳐내야 나무가 더 잘 자라듯이, 주제와 관련 없는 문단은 과감하게 삭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서론과 결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
글의 시작인 서론에서 독자에게 어떤 약속을 했다면, 결론에서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만약 서론에서 "누구나 월 100만 원을 모으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시작했다면, 결론에서는 구체적인 방법이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서론에서는 거창하게 질문을 던져놓고, 결론에서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글은 독자에게 실망감을 줍니다. 서론과 결론은 서로 마주 보는 거울과 같습니다. 글을 다 쓴 뒤 서론과 결론만 따로 떼어내어 읽어보십시오. 두 부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호응하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글의 완성도는 크게 높아집니다.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는 과정
1. 문장의 길이를 절반으로 줄였는가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한 문장을 너무 길게 쓰는 것입니다. 문장이 길어지면 주어와 서술어가 서로 호응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고, 독자는 읽다가 지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어제 밥을 먹었는데 친구가 전화를 해서 나가보니 비가 오고 있어서 우산을 챙겨서 다시 나갔다"처럼 쉼표로 계속 이어지는 문장은 좋지 않습니다. 이를 "나는 어제 밥을 먹었습니다. 그때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밖을 보니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산을 챙겨 나갔습니다."라고 끊어주십시오. 한 문장은 가급적 50자에서 80자 이내로 짧게 쓰는 것이 가독성에 훨씬 좋습니다.
2. 어려운 전문 용어를 쉽게 풀었는가
내가 아는 단어라고 해서 독자도 알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블로그 글은 초등학교 고학년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야 합니다. 만약 재테크 글을 쓰면서 '레버리지'라는 단어를 썼다면, 앞이나 뒤에 '빚을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여야 합니다. 설명을 생략하고 "레버리지 효과가 큽니다"라고만 쓰면, 초보 독자는 이탈하게 됩니다. 2~3번 읽어야 이해되는 글은 실패한 글입니다. 전문 용어가 나왔을 때는 친구에게 말하듯이 아주 쉬운 비유나 예시를 들어 설명해 주십시오. 쉬운 글이 진정으로 잘 쓴 글입니다.
3. '수동태' 표현을 '능동태'로 바꿨는가
우리말은 '능동태'가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영어 번역 투의 문장인 '수동태' 표현은 글을 딱딱하고 어색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이 문제는 정부에 의해 해결되어야 합니다"라는 문장보다는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가 훨씬 힘 있고 명확합니다. "보여집니다", "생각되어집니다" 같은 표현도 "보입니다", "생각합니다"로 고치는 것이 좋습니다. 주어가 스스로 행동하는 문장은 글에 생동감을 줍니다. 퇴고할 때는 문장의 끝부분을 유심히 살펴보고, 불필요한 피동 표현이 있다면 주어를 살려 능동형으로 고쳐보시길 권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다시 읽기
1. 소리 내어 읽었을 때 걸리는 부분이 없는가
눈으로만 읽을 때는 보이지 않던 문제점들이 입으로 소리 내어 읽으면 드러납니다. 글을 다 쓴 후에는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읽어보십시오. 읽다가 숨이 차거나, 혀가 꼬이거나, "어?" 하고 멈칫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문장은 고쳐야 합니다. 내가 읽기 힘든 문장은 독자도 읽기 힘듭니다. 리듬감이 느껴지도록 조사를 바꾸거나 어순을 변경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옆 사람에게 이야기하듯이 자연스럽게 읽히는 글이 독자에게도 편안하게 다가갑니다. 이 과정 하나만 거쳐도 글의 품질은 상위 10% 안에 들 수 있습니다.
2. 모바일 환경에서 가독성을 확인했는가
요즘은 독자의 70~80%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습니다. PC 화면에서는 적당해 보이던 3~4줄의 문단이 모바일 화면에서는 꽉 찬 벽돌처럼 보여 읽기 싫어질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기준으로 한 문단이 5줄을 넘어가지 않도록 적절히 엔터(줄 바꿈)를 넣어주십시오. 문단 사이에 적절한 여백을 주는 것은 독자가 숨 쉴 틈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중요한 내용은 굵은 글씨로 강조하여 스크롤을 빠르게 내리는 독자들의 시선을 붙잡아야 합니다. 내 글이 작은 화면에서도 시원하게 잘 읽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3. 구체적인 수치와 사실 관계는 정확한가
글에 포함된 정보의 정확성은 신뢰도와 직결됩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합니다"보다는 "약 5000명의 회원이 이용합니다"라고 쓰는 것이 훨씬 전문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때 사용하는 숫자는 반드시 정확해야 합니다. 기억에 의존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200km 정도 됩니다"라고 썼는데 실제로는 400km가 넘는다면, 독자는 글 전체의 내용을 의심하게 됩니다. 아주 사소한 숫자나 정보라도 반드시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사실 확인(팩트 체크)을 거쳐야 합니다. 정확한 정보 제공은 구글 애드센스 승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결론
글쓰기는 초고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여 주제의 일관성, 문장의 간결함, 그리고 독자의 편의성을 꼼꼼히 점검해 보십시오. 처음에는 20가지를 모두 챙기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어 글쓰기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될 것입니다. 명필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고쳐 쓰기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지금 바로 여러분의 초고를 꺼내어 다듬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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